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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와 연결하다/컬쳐&트렌드

하고 싶은 일 행복하게 즐기는 '스웨거'

하고 싶은 일 행복하게 즐기는 '스웨거'



트렌드 전문가들은 2014년 우리 사회를 움직이는 주요 키워드로 ‘스웨그 신드롬’을 꼽고 있습니다. 우리는 개개인의 창의성과 예술성이 존중되고 독특하고 참신할수록 ‘스웨그가 살아있다’는 평가를 내리고 있죠. 이번에는 규격화된 습성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문화, 기성의 것과 선을 그으려는 스웨그한 문화가 우리의 직업 트렌드에 미치는 영향을 이야기해보려 합니다.



제멋에 제 뜻대로 산다, 스웨그 문화  


“머리부터 발끝까지 SWAG?”도통 무슨 말인지 감이 오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멋을 아는 젊은이들은 요즘 이 단어에 열광합니다. 흔히 멋지다는 말을 쓸 때 ‘쿨하다’ ‘폼난다’ ‘간지난다’ ‘그루브가 살아있다’라는 말을 주로 사용합니다. 그런데 최근 들어 ‘스웨그가 있다’라는 표현이 자주 들립니다. 지드래곤의 노래 ‘크레용(crayon)’에도 등장하는 스웨그. 

스웨그는 한마디로 ‘멋지다’ ‘뻐기다’는 느낌을 표현하는 명사이자 형용사이고 그 자체로 감탄사가 되기도 합니다. 단지 멋지다는 수준을 넘어 스웨그는 정형화되지 않은 자기 고유의 멋과 느낌을 표현하는 현상이라고도 정의 내릴 수 있습니다. 스웨그라는 단어는 힙합에서 왔습니다. 이는 래퍼가 자신의 스펙이나 능력 등을 자랑하기 위해 만든 랩이나 멜로디를 부를 때 느껴지는 감정을 표현한 말입니다. 그런데 이 단어가 이제는 소위 멋을 아는 젊은이들에게 하나의 문화적 현상으로 자리하기 시작했습니다. 스웨그 문화는 진지함이나 엄숙함, 근엄함과는 담을 쌓고 무거운 주제일수록 우스꽝스럽게 희화화시켜 가볍게 날려버리는 하나의 사회적 현상을 이끌고 있습니다. 제멋에 살고 제 뜻대로 살겠다는 ‘스웨그’한 사고가 젊은이들 사이에 확산되고 있는 것입니다.



브라운칼라의 등장  


이러한 스웨그 현상은 직업 세계에서도 새로운 트렌드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스웨그 현상의 가장 중요한 특징은 누가 뭐라 해도 스스로 만족하면 그만인 독특한 멋입니다. 완성도, 정교함, 대중성 그 무엇도 중요하지 않습니다. 스스로 만족하고 스스로 위안할 수 있다면 그 어떤 장애물도 가로막을 수 없습니다. 개개인의 창의성과 예술성이 존중되고 독특하고 참신할수록 ‘스웨그가 살아있다’는 평가를 받게 됩니다. 한마디로 자신감을 담보로 한 자기만족인 것입니다. 



직업 세계에서도 이러한 현상은 고스란히 발현됩니다. 최근 등장한 ‘브라운칼라’는 새로운 직업군으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취미가 일이 되거나 일을 취미처럼 즐기는 사람들이 등장하는 것이죠. 이들은 색안경을 끼고 직업을 저울질하기보다 자신에게 만족스러운 가치를 스스로 발굴합니다. 화이트칼라와 블루칼라로 나뉜 직업 세계에서 벗어나 이 색깔, 저 색깔을 다양하게 흡수해 제 것으로 만드는 사람들. 바로 브라운칼라가 획일화된 직업시장에 ‘스웨그’한 현상으로 파문을 일으키고 있습니다. 

스웨그의 저력은 본능적인 자유로움에 있습니다. 따라서 기준과 정형화된 규칙이 사라집니다. 허세를 멋으로 승화시킬 수 있고 건방짐을 자유로움으로 수용하는 것처럼 규격화된 습성에서 벗어나고자 합니다. 이쯤에서 우리의 직장문화를 생각해볼까요? ‘야근공화국’ ‘월화수목금금금’이라는 수식어에 익숙한 한국사회에서 일이 재미있을 수 있을까요? 이런 경직된 분위기 속에 누군가 “일을 즐겨라!”라는 말을 하면, 오히려 “참고 일해라!”라는 말로 들릴 지경이죠.  강제성에 기반을 둔 일은 기회라기보다는 ‘시달림’에 더 가깝습니다. 이처럼 자발적 의지가 아닌 외부적 동기에 의해 부득이하게 해야만 하는 활동이 바로 일입니다. 우리에게 일은 정말 떼어 낼 수 없는 피로물질일까요? 스웨그를 아는 젊은이들은 이제 새로운 질문을 던집니다. 

“도대체 왜 일을 하는가?” 이들은 이제 본능적인 자유로움을 추구하며 스스로 자부심을 가질 수 있는 일의 가치에 의미를 부여합니다. 그들에게 일의 기준은 좀 더 나은 조건이나 타인의 시선이 아닙니다. 자신이 행복할 수 있는 일, 가치를 발견할 수 있는 일이 새로운 해답인 것입니다. 



블루오션이 된 블루칼라  


스웨그한 현상은 기성의 것과 선긋기를 통해서도 발현될 수 있습니다. 최근 직업 세계에서 대표적인 예가 블루칼라의 재발견입니다. 오랜 시간 동안 폄훼되었던 블루칼라가 최근에는 전문성과 부가가치를 가미해 블루오션으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사실 기술 습득을 위해 자발적으로 숙련공 훈련에 뛰어드는 직업트렌드는 이미 미국과 유럽에서 관찰되었습니다. 2010년 <뉴욕타임즈>는 미국의 대졸자들이 ‘블루칼라’가 되길 희망하고 있다고 보도하기도 했습니다. 석사학위까지 마치고 뒤늦게 기술 직종을 희망하는 이들도 적지 않아 매년 각종 기술 분야의 수습 프로그램에 대졸 지원자 수가 증가하는 추세입니다. 이처럼 최근 젊은이들이 블루칼라의 육체노동에 새로운 가치를 부여해 생업으로서 이윤을 창출한다는 점은 그들만의 ‘스웨그’한 면모를 보여주는 예입니다. 기성세대들에게 버림받았던 직업들에 새로운 가치를 더해 그들만의 ‘멋’으로 승화시킨 것입니다. 


<'아이니드'의 장민수, 장진수 대표 -출처 : 해럴드 경제->



국내의 대표적인 예로 청년 가구점 ‘아이니드’를 들 수 있습니다. 두 형제가 함께 운영하는 이곳은 목수였던 형과 사업가 동생이 각자의 전문 분야를 결합해 탄생시킨 비즈니스 모델입니다. 톱밥이 날리는 목공소와 먼지 하나 보이지 않는 가구 매장이 합쳐지면서 새로운 시너지 효과를 내고 있습니다. 사람들은 가구 매장에 톱밥이 날리는 것을 두 눈으로 직접 확인하면서 가구에 애착을 느끼고 가치를 부여합니다. 이쯤 되면 톱밥을 날리는 젊은 목수를 더 이상 블루칼라로 폄하할 수 없을 것입니다. 누구보다도 하고 싶은 일을 행복하게 즐기는 ‘스웨거’라는 평가에 이의를 제기할 사람은 없을 것입니다. 


<아띠인력거 -출처 : 아띠인력거 공식 페이스북->


고즈넉한 북촌 골목에 가면 해외유학파 출신의 인력거도 만날 수 있습니다. ‘아띠인력거’는 벌써 유명세를 치른 관광상품으로 자리하고 있습니다. 도심 한복판을 인력거로 이동한다는 사실 자체가 흥미롭기도 하지만 더 화제를 모은 것은 그 인력거를 끄는 인력거꾼인 것입니다.

인재 씨는 미국 웨슬리안 대학을 졸업하고 국내 증권사에서 근무하던 전형적인 화이트칼라였습니다. 하지만 사소한 일들에서 스트레스를 받고 매일 반복되는 일상에서 보람을 찾기 어려워지자, 그는 큰 결심을 했습니다. 남이 시켜서가 아니라 스스로 보람을 찾기 위해 인력거를 선택했고 창업 1년 만에 여섯 대의 인력거를 마련하고 16명의 청년들이 인력거꾼이 되었습니다. 

중요한 것은 고정관념의 탈피입니다. 도대체 어느 누가 블루칼라의 가치가 화이트칼라의 가치보다 덜하다고 규정했나요? 기성의 사고에서 자유로운 ‘스웨그’한 젊은이들의 행보는 앞으로 직업시장에서 더욱 센세이셔널한 바람을 일으킬 것입니다. 가벼움, 여유와 멋, 허세와 치기까지 겸비한 스웨그는 ‘소통’이 화두인 이 시대에 다소 낯설지만 받아들일 수밖에 없는 사회의 한 흐름으로 자리잡을 것입니다. 단순한 젊은이들의 ‘쿨병’을 넘어 스웨그 신드롬은 2014년 직업에 대한 관념까지도 새롭게 바꾸게 될 것을 예고하고 있습니다. 당신은 준비되었나요? Got swag?


 

 


출처 : 사외보 아주좋은날 2014.03+04월호 

 


<INTERESTING STORY 스웨그 문화가 우리 직업 트렌드에 미치는 영향을 살펴봅니다>

 

글 : 편집부